2023.09.11
독서의 필요성은 크게는 교양적 목적과 학습적 목적으로 나뉩니다. 교양적으로는 품성을 가꾸거나 사유하는 습관을 배우고, 지적세계에 흥미를 갖게 하는 목적으로 독서는 도움이 됩니다. 또 독서는 학습을 위한 중요한 배움의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 학교 교실에서는 교과서와 문제 풀이 위주의 학습이 이루어지므로 독서라고 할 만한 부분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독서는 여전히 학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습관이자 역량이 됩니다. 특히 국어 공부를 할 때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국어 교과의 핵심은 문법과 문학입니다. 문법은 우리말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감각에 기반하여 학습하므로 독서와 무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생소한 국어문법 규칙들과 예외들을 익히고, 문제 풀이 연습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어려서부터 독서를 통해 자연스러운 우리 말 문법을 익히도록 지도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학의 경우는 독서의 역할이 더 중요합니다. 특히 문학을 일종의 취미, 여가생활로 경험하게 할 뿐 아니라 학습으로 경험시킨다는 점에서 올바른 독서지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문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과형 아이들이라서 그렇다고 하고, 원래 어려서부터 문학에는 흥미가 없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부정적인 문학 독서의 경험 때문이지 원래부터 문학을 싫어하거나 못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타고난 본성으로 말하자면 오히려 우리 모두는 문학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태어났습니다. 예를 들어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있지만 만화 영화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하지만 만화 영화의 근간은 스토리, 결국 문학입니다. 따라서 매체의 특성을 배제하고 본다면 인간은 원래부터 ‘이야기’를 사랑하는 본성을 갖고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영화관을 찾고, 드라마를 찾으며, 코미디와 같은 희극을 즐겨하는 인간의 본성만큼 자연스럽고 강력한 것이 또 없습니다. 아이들의 독서 지도할 때 이 점에 대해 확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문학의 재미를 모르는 것은 문학을 제대로 ‘감상하는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난 오해인 듯 합니다. 문학의 재미는 수학의 재미, 과학의 재미와는 또 다른 것입니다. 문학 감상에서 재미를 느끼려면 일종의 집중력, 몰입이 필요합니다. 주인공의 뒤를 밟아가며, 혹은 옆에서 함께 걸어가며 다양한 사건을 만나고, 위로 솟구치거나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험들 속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느껴봐야 합니다. 이를 통해 문학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무인도에 갇혀 살거나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의 모험에 참여하며, 내가 가보지 않은 세계의 신비로움에 흠뻑 빠지는 경험이야말로 문학이 선사하는 큰 즐거움입니다. 그런데 같은 문학 작품을 읽어도 이런 재미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바로 ‘공감 능력’의 부재에 있습니다. 결국 공감을 하지 못하니 몰입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이솝우화에 ‘여우와 신포도’ 일화가 있습니다. 포도를 따지 못해 결국 실패한 여우가 심술궂게도 포도를 보며 ‘흥, 저 포도는 신맛만 나는 맛없는 포도일 거야’라고 평가절하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문학 작품을 읽고 나서 ‘공감’에 실패하면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재미없는 책이었네, 나는 원래 문학이 싫네, 사실도 아닌 지어낸 이야기를 우리가 왜 읽어야 하나 모르겠네’. 사실 이런 반응들은 대부분 문학 감상에 실패한 아이들이 늘어놓는 자기 위로의 변명일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반응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아이들이 문학 감상, 곧 공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문학을 감상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려는 노력은 이성적인 이해에 기반합니다. 즉, 마음으로 느껴보기 전에 머리로 헤아려 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문학을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이해하라는 말이 좀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타인의 삶에 공감한다는 것은 우리의 지적 능력, 즉 타인의 처지와 그의 감정에 대해 헤아려 보려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역지사지의 노력, 타인의 처지가 되어 그의 감정을 헤아려 보려는 사려 깊은 태도를 통해 공감할 수 있고, 몰입하게 되며, 문학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국어 학습에 있어서 이러한 감상 태도는 시험 문제를 풀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아이들마다 느낌과 감상은 주관적이므로 서로 다르지만 문제풀이에서는 하나의 정답을 골라내야 합니다. 따라서 국어 학습에 도움이 되는 문학 감상법은 어쩌면 비교적 보편적인 해석과 문학 장르에 적용되는 표현 및 수사법을 이해, 활용하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앞에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역지사지의 자세로 이해력과 사고력을 활용하여 문학 작품에 빠져들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감상에 이미 성공했다면 추가로 문학 작품 뒤에 따라붙어 있는 해설의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문학,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교과서 수록 작품들과 현대 시들의 경우에는 친절한 해설이 감상에 무척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작품을 여러 번 읽고 곱씹으며 그 내용을 깨쳐가는 과정이 값진 경험이 되겠지만, 바쁜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해설을 통해 대략의 감상 방향을 이해하고, 그러한 길잡이를 따라 읽어가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더 손쉬운 경험이 됩니다. 다만 해설에만 의지하고 작품 자체를 감상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결국 새로운 작품을 맞닥뜨려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수능시험 문제를 풀 때 꼭 필요한 문학 감상 능력을 기를 수 없다는 한계도 꼭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
저자
최성호 원장
지난 15년간 대치동에서 입시논술과 독서논술을 지도해 왔습니다. 학생들이 논리적 글쓰기와 탐구활동을 통해 탐구역량을 기르고,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컨설팅과 강연, 저술과 강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 에이프로아카데미 원장
- 브릿지교육컨설팅 대표
- 서울대학교 졸업
- 『교과서로 다 배운 논술구술』 집필
▶ 집에서 만나는 대치동 논술 [모모의 책장] 카카오톡 채널
▶ 초중등을 위한 무학년제 독해 프로그램 [스키마리딩] 홈페이지
249,600원312,000원
211,200원264,000원
편안하게 상담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년도 | 어린이 과학동아 |
수학동아 | 과학동아 |
---|---|---|---|
2020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9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8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7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2019.09.15 ~ 2020.09.14 |
받는분 * | |
---|---|
휴대폰 * | |
연락처 | |
주소 * |
|
구독자 직업 * |
|
주문 요청사항 |